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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명
   
from : 115.91.214.21     hit : 2472    date : 2016.03.03 pm 11:40:23
  name : 김영훈   homepage :
많은 날
당신에게 이르려고 했습니다.
풀들이 밟혀 작은 길이 났지만
아직 이르지 못했습니다

당신을 불렀습니다.
소리는 벽을 뚫고 밤하늘로 퍼졌지만
새벽 새가 울기 전 돌아왔습니다
돌아오는 길에도
내가 어디에 있는 지 알리려고
가슴에 품었던 짧은 시 한편 두고 왔습니다만...

새벽이슬을 털며
당신의 거처를 초목에게 물었습니다
세상의 모든 풀들이
당신을 보지 못했다고 할 때까지
내가 당신읋 본
마지막 풀잎이 되기를 희망하며

모래밭에 얇게 스며드는 파도를 보며
당신 없이 얼마나 긴 거리를 고독하게 달려온 건지 묻겠습니다

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기차역에서
익숙하게 당신을 기다렸습니다
 
세상에는 없고 마음속에만 있는 것
때론 내 존재와 현세의 밖에 위치해
미치도록 손잡고 싶어도
아무 것도 관계할 수가 없던

이를 수 없고
닿으면 이미 그 곳이 아닌
지금 여기와는 찰나의 거리에 있는
무인도처럼    

제 삶은  온통
그런 곳의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었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