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OME > 커뮤니케이션 > 공주 오곡마을  
 
상처
   
from : 115.91.214.21     hit : 8281    date : 2015.01.30 am 10:24:08
  name : 김영훈   homepage :
사랑은 늘 그랬다.
사랑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.
소중한 추억이길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.
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도 허사였다.
그래서 살아가면 갈수록
세월은 가슴에 커다란 구멍만 만들어 놓았다.
산새가 해 저문 구릉에 울 때도
물새가 비 젖은 파도에 울 때도
잊으라면 더욱 잊지 못하기에
상처는 늘 내가 만든 것 중에 가장 컸다.
보내야 할 것들을 보내지 않았다.
더 성숙하고 싶다만
내 몸을 더 익히고 싶다만
삶이 더 좋아질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았다.  
내가 예순을 넘은 고개에서도 아직
故 박춘배氏를 보내지 못하는 것처럼
그랬다, 그 한 번의 사랑으로
네가 만든 상처는 너무나 어처구니없었다.
얼마나 깊이 파여졌는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.
언제부터 그렇게 파여져 있었는지
한 생의 가슴에 지은 작은 초가집의 문풍지는 항상 떨었다.
바람 없는 날에도 그렇게
그 빈집에 살아있는 사랑
발자국이 없어 떠날 줄을 몰라
아직도 내 피를 덥히며 살아있다.
그래서인데 말이다.
사랑아, 그래서인데 말인데
고맙지만 이젠 힘들다.
숨이 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