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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rom : 110.11.58.69     hit : 3775    date : 2013.01.09 pm 04:52:33
  name : 김영훈   homepage :
그가 목을 메고 떠났다. 그의 일생이 단 몇 줄로 일간지 사회면 한 모퉁이에 쪽지처럼 남겨진다. 그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의 소식을 신간으로 접하며 하루를 주물럭거린다. 아직 해체된 살과 살점에 묻은 피 멍 같은 기록들이 행간에 떠 있는데 그 접힌 갈피 사이로 일생의 벽을 뚫고 드디어 새 날아오르다.  
 
누군가 영상을 뒤로 돌린다. 희미한 조명 속에 제대로 남겨진 게 없지만 시간은 냉혹하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그의 흔적 속에 각인시켜 놓았다. 한 형체의 윤곽을 털며 뼈를 추리듯 그의 생애를 추려내면 떠날 수 밖에 없던 그의 상처가 그와 닮은 사람들 속에 먼지처럼 부유하고 있다.

굳이 말하자면 더 사랑하지 못한 게 죄요 목적 없이 탐한 게 죄였다. 한 사람의 울음이 그를 향한 모든 사람들의 울음보다 더 크게 울렸다. 모든 것이 착각이다. 구겨져 던져지는 우리와 우리의 갈피 속에서 오늘 공평한 새 한 마리 떠나다.